꿈은 어떻게 이루어지는가’에 관한 담백하고 정직한 성찰의 이야기
살아가는 동안 곁에 두고 음미하며 되새겨야 할 자연과 삶에 대한 정직한 성찰의 이야기
우리나라 문학계의 큰 산과도 같은 이순원 작가는 그동안 작가만의 고유한 치유의 화법으로 많은 독자들의 양심과 영혼을 일깨워 왔습니다. 수많은 그의 작품 중에서도 『고래바위』는 자연과 성찰이라는 이순원 문학의 양대 매력이 고스란히 살아 숨 쉬는 작품입니다. 작가는 산꼭대기 큰 바위가 금이 가고 부서지고 깨어지며 마침내 바다의 품에 안기는 풍화의 과정을 담백한 문장으로 그저 보여줌으로써 독자들이 자연의 섭리 속에서 인생의 의미를 깨닫도록 이끕니다.
삶을 살아가는 동안 곁에 두고 종종 음미하며 나 자신을 돌보는 인생의 길라잡이 같은 책. 이순원 작가가 들려주는 자연의 섭리와 꿈에 관한 정직한 성찰, 그것이 바로 『고래바위』 입니다.
『고래바위』는 ‘꿈은 어떻게 이루어지는가’에 관한 이야기
스스로의 힘으로는 움직이지도 못하는, 산 위의 고래바위가 바다로 가는 꿈을 꾸고 마침내 그 꿈을 이룹니다. 이순원 작가의 『고래바위』는 ‘꿈은 어떻게 이루어지는가’에 관한 이야기입니다. 산 위에 있는 고래바위가 어떻게 바다에 갈 수 있을까요? 이순원 작가는 고래바위를 바다로 보내기 위해 기발한 발명을 하거나 신비한 힘을 끌어오지 않습니다. 그 대신 자연이 바위에게 하는 일을 있는 그대로 성찰하지요. 자연이 하는 일이 바로 꿈을 이루는 기적 같은 일이기 때문입니다.
여러분의 꿈은 자연과 얼마나 닮았나요?
인간의 꿈은 성찰하지 않으면 조급하고 메마른 욕망과 결탁하기 쉽습니다. 수억 년, 수십억 년의 세월을 거쳐 변화를 이뤄내는 자연에 비해 인간의 수명은 너무나 짧아서 그럴까요? 종종 인간은 저만의 욕망과 도전을 ‘꿈’이라는 단어로 포장하여 조급하게 밀어 부치곤 합니다. 그 결과는 인간에게도 지구 공동체에게 끔찍한 재앙을 안겨 주기도 하지요.
『고래바위』는 자연이 어떻게 꿈을 이루는지 보여줍니다. 아무것도 하지 않는 듯 보이지만, 실은 어마어마한 일을 이뤄내는 그 방식을 말이지요. 송어와 연어가 온몸에 상처를 입으면서도 산란의 꿈을 위해 강을 거슬러 올라가고, 큰 바위는 깨지고 부숴지는 고통을 인내하면서도 바다로 나아갑니다. ‘작아지지 않고는 올 수 없는 길.’ 꿈이 커질수록 작아져야 하는 진실. 『고래바위』는 묻습니다. 여러분의 꿈은 자연과 얼마나 닮았나요?
한지 콜라주 기법으로 구현한 자연의 세계
개정판 『고래바위』는 한국화를 전공한 젊은 일러스트레이터 유자 작가가 삽화를 맡았습니다. 한지를 하나 하나 뜯어 붙여 표현한 자연의 세계는 새로운 스타일의 산수화를 보는 듯하며, 자연의 섭리를 이야기하는 『고래바위』 내용과 찰떡같이 잘 어울립니다. 이순원 작가의 담백한 문장을 읽으며 가슴속에 새긴 감동과 여운이 유자 작가의 그림을 만나 한층 더 깊어지고 넓어집니다. 우리네 선비들이 즐겼던 시화집을 현대적 스타일로 새롭게 만난 듯한 느낌의 책이 개정판 『고래바위』 입니다.
책 속으로
여전히 고래가 헤엄치고, 다시마가 바람 같은 물결에 흔들리며 춤을 추는
바다로 나아가는 꿈을 꾸었다.
고래바위의 꿈을, 고래의 꿈을, 차마 꿈엔들 포기할 수 없었다. -49P
“몸이 부서지고 작아져도 고래바위라는 이름은 모든 바위들에게 훈장이거든.
그래서 모두 자기 가슴에 엉터리 훈장을 붙이려 하는 거지.” -62P
예전에는 그 새의 아버지의 아버지의 아버지 새가 찾아왔고,
지금은 그 새의 아들의 아들 새가 찾아오는 거지.
그러니까 똑같은 새여도 똑같은 새가 아닌 거야.
그렇게 해서 고래바위가 다 닳아 없어질 때
하늘의 시간으로 영원의 하루가 지나간다는 거야. -78P
나는 어떤 희생을 치러야 저들이 올라온 바다에 닿을 수 있을까?
바다에 대한 꿈은 점점 커지고 있는데, 몸은 점점 닳아 작아지고 있었다. -113P
이순원 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