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출판 북극곰의 이야기꽃 시리즈 네 번째 작품
<이루리 그림책 워크숍>을 통해 대형 신인 작가 정은주의 이야기책이 나왔습니다. 『복길이 대 호준이』에는 어린이의 고민과 갈등이 담긴 두 편의 이야기가 있습니다. 「복길이 대 호준이」는 이름 때문에 놀림감이 된 어린이의 이야기를 유쾌하고 따뜻하게 풀어냈습니다. 「옥상의 전설」은 골목대장 자리를 놓고 벌어진 갈등을 번뜩이는 기지와 재치로 풀어냅니다.
요즘 어린이들은 어떤 고민을 할까?
「복길이 대 호준이」는 제목 그대로 복길이와 호준이의 대결을 담은 이야기입니다. 합기도장에 다니는 복길이는 평탄한 나날을 보냅니다. 호준이가 합기도장에 나타나기 전까지는요. 호준이가 합기도장에 다니기 시작하면서부터 복길이의 모든 것이 엉망이 됩니다. 합기도는 복길이가 선배인데, 호준이 형은 나이가 많다고 복길이 말을 듣지 않습니다. 게다가 호준이는 복길이를 볼 때마다 “뽁길 뽁길 떡뽁길.”이라고 놀립니다. 복길이는 이 모든 게 촌스러운 자기 이름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러던 어느 날, 복길이와 같은 이름의 강아지가 복길이가 집에 옵니다. 그리고 복길이 머릿속에 아주 좋은 생각이 떠오릅니다. 과연 무슨 생각이 떠올랐을까요? 복길이는 호준이와의 대결에서 이길 수 있을까요?
「옥상의 전설」은 갑자기 골목대장 자리를 빼앗기게 된 순목이의 이야기입니다. 어느 날, 골목대장 순목이는 대원들로부터 대장 자리를 내놓으라는 말을 듣게 됩니다. 배신감을 느낀 순목이는 복수를 결심하지요. 순목이가 옥상 위에서 아이들을 향해 물벼락을 내리는데, 그만 동네에서 무섭기로 소문난 복덕방 할아버지가 물벼락을 맞습니다. 순목이는 할아버지를 피해 옥상 물탱크로 숨어 위기를 넘깁니다. 그런데 이제 대원들은 옥상에서 순목이에게 무슨 일이 있었는지 궁금해 합니다. 과연 순목이는 골목대장 자리를 되찾을 수 있을까요? 그리고 도대체 순목이는 그날, 옥상 물탱크에서 무슨 일을 겪은 것일까요?
「복길이 대 호준이」와 「옥상의 전설」 모두 어린이들이 겪게 될 고민을 담아냅니다. 어린이들의 걱정, 불안, 근심 등의 감정이 솔직하게 표현되어 있습니다. 『복길이 대 호준이』는 흥미진진한 사건을 통해 어린이들의 마음을 사로잡는 이야기책입니다.
타고난 이야기꾼 정은주
정은주 작가의 『복길이 대 호준이』는 이루리 작가가 진행하는 <이루리 그림책 워크숍>을 통해 완성된 작품입니다. 물론 정은주 작가도 다른 작가들과 마찬가지로 그림책 작가가 되기 위해 과정을 시작했습니다. 하지만 정은주 작가는 그림책 작가이기 이전에 타고난 이야기꾼이었습니다.
이루리 작가는 정은주 작가에게 먼저 동화 작가로 데뷔할 것을 권했습니다. 정은주 작가는 열정적으로 원고를 다듬고 다듬었습니다. 그리고 마침내 『복길이 대 호준이』에서 타고한 이야기꾼으로서의 끼와 재능을 유감없이 발휘했습니다. 벌써 정은주 작가의 다음 작품이 기대됩니다.
스스로 문제를 해결하면서 성장하는 아이들
우리는 우리 앞에 놓인 문제를 고민하고 해결하면서 스스로 성장합니다. 어린이도 마찬가지지요. 어린이들은 특히 친구와의 관계에서 많은 문제에 직면합니다. 친구가 놀려서 화가 나기도 하고, 서로 의견이 맞지 않아 싸우기도 합니다. 하루하루 그저 평탄하게 살고 싶은데, 그게 마음대로 되지 않습니다.
「복길이 대 호준이」에서 복길이는 자기 이름을 놀리는 호준이와의 대결에서 이기려고 합니다. 「옥상의 전설」에서 순목이는 골목대장 자리를 지키기 위해 필사적으로 이야기를 지어냅니다. 어른들의 눈에 비친 복길이와 순목이의 모습은 다소 엉뚱하고 우습고 황당해 보이기도 합니다. 하지만 복길이와 순목이는 자기 앞에 놓인 문제를 나름의 방법으로 진지하게 고민하여 해결해 나가면서 조금씩 성장합니다.
아마도 어린이들은 복길이와 순목이가 갈등을 해결해 나가는 모습에 공감하며 통쾌함과 자유로움을 느낄 것입니다. 더불어 복길이와 순목이처럼 자기를 긍정하며 용기를 얻고 스스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힘을 키워 낼 것입니다.
정은주
1973년 부산 출생. 고려대학교에서 노어노문학을 공부하고, 동 대학원에서 경영학을 공부했습니다. 학창 시절, 도서부와 문예 창작 동아리 활동이 계기가 되어 몇 편의 단편 소설을 썼습니다. 하지만 등단에 실패하여 작가의 꿈을 접고, 평범한 직장인으로 살아왔습니다.
아이들을 키우며 그림책을 통해 다시 문학의 세계에 발을 들여놨으며, 2016년 ‘이루리 그림책 워크숍’을 수료했습니다. 헤아릴 수 없을 정도로 많은 그림책 작가와 동화 작가를 좋아하지만, 이야기를 통해 아이들에게 잔소리하는 작가는 싫어합니다. 이야기꾼으로서 ‘아스트리드 린드그렌’ 같은 할머니가 되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