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는 알까? 엄마 생각을 얼마나 많이 하는지. 너무너무 보고 싶어.”
사랑하는 엄마를 만나러 가는 길,
영원히 멈추지 않을 단 한마디의 고백
오늘은 엄마의 생일입니다. 기차를 타고 엄마를 만나러 가기로 했어요. 서둘러 어디를 가느라 늘 바쁜 사람들, 복잡한 도시를 떠나 드넓은 초원이 펼쳐지고 탁 트인 하늘을 마주할 수 있는 곳… 엄마가 계신 그곳으로요. 지저분한 방을 보며 잔소리하던 엄마의 목소리도, 엄마가 만들어 주던 음식도, 어린 시절 함께 놀던 친구들도 모두 보고 싶습니다. 달콤한 웃음소리와 아름다운 자연, 그 시절의 추억이 고스란히 남아 있는 그곳에 가서 모두와 함께 정다운 이야기를 나누고 싶습니다.
작가 천즈위엔의 경험이 담긴 이 그림책은 사랑하는 사람과의 소중한 시간을 추억하며 그리워하는 모든 사람들에게 따뜻한 위로를 전할 것입니다.
엄마의 생일, 특별한 하루의 시작
시끄러운 소리로 가득한 도시, 사람들은 서둘러 어디를 가느라 늘 바쁩니다. 높은 빌딩을 이루는 수많은 창문들은 해가 저문 뒤에도 불빛을 깜박입니다. 아침 해가 떠오르자 눈부신 햇살이 여자의 방 작은 창문에도 드리웁니다. 여자는 창가에 앉아 어린 시절 엄마와 찍었던 사진, 친구들과 찍었던 사진을 들여다봅니다. 오늘은 아주 특별한 날, 사랑하는 엄마의 생일입니다. 엄마가 가장 좋아하는 꽃 한 송이를 머리에 달고서 기차를 타러 갑니다. 엄마를 만나 꼭 하고 싶었던 말을 전하고 못 다한 이야기도 두런두런 나눌 생각에 집을 나서는 길이 가뿐합니다.
그리운 엄마에게 전하고 싶은 한마디
『엄마의 생일』은 작가 천즈위엔이 사랑하는 어머니를 떠나보낸 뒤 어머니를 향한 간절한 그리움과 아름다운 고향을 추억하는 마음을 담아 만든 그림책입니다.
“엄마는 결코 떠난 적이 없어. 눈을 감았을 뿐. 엄마는 우리 마음속에 있어.”
말을 마치자 머릿속으로 아름다운 장면들이 떠올랐습니다. 따스한 햇살, 파란 하늘, 푸른 초원. 어린 시절의 풍경이 하나하나 떠올랐습니다. 『엄마의 생일』은 그렇게 만들어졌습니다.
_작가의 말 중에서
작가는 드넓은 초원과 탁 트인 하늘을 가진 고향처럼 본래 있었던 자리, 아늑하고 넓은 품 같은 어머니를 그려냅니다. 그리고 영영 다 할 수 없을 말들을 모아 단 한마디의 뭉클한 고백을 전합니다. 그리움을 품은 여행, 목적지는 그저 사랑이라고 말합니다. 『엄마의 생일』은 작가 천즈위엔이 어머니에게 바치는 책이자 어머니를 사랑하는 모든 이들에게 바치는 책입니다.
그때의 우리, 다시 만날 수 있을까?
집을 떠나 가족이나 친구들과 멀리 떨어져 살다 보면, 그 시절엔 제 피부만큼 익숙했던 것들이 멀게만 느껴집니다. 잔소리하던 엄마의 목소리, 집 안에 퍼지던 엄마의 음식 냄새, 고향의 푸른 들판과 하늘, 어릴 때 함께 놀던 친구들….
작가 천즈위엔은 눈부신 그림과 상상력으로 우리 앞에 특별한 문을 가져다 놓습니다. 바로 잊고 있던 지난 시절의 추억 속으로 들어갈 수 있는 문입니다. 독자들은 그 문을 마음껏 열어 언제든 그곳에 머물 수 있습니다. 『엄마의 생일』은 서랍 속에서 나에게 쓴 편지를 우연히 발견한 듯 희미했던 기억을 지금 여기로 불러내어 반가운 추억 속으로 이끄는, 보물 상자 같은 그림책입니다.
향수를 불러일으키는 작가 천즈위엔의 눈부신 그림
『엄마의 생일』은 2000년에 출간된 글 없는 그림책이었습니다. 천즈위엔은 IBBY 피터팬 상을 받은 『악어오리 구지구지』를 잇는 그림책을 만들기 위해 17년 동안 고심하고, 3년 동안 작업하여 『엄마의 생일』을 새롭게 재탄생시켰습니다. 천즈위엔은 『엄마의 생일』로 형용하기 어려운 감정을 선연한 그림으로 전달합니다. 방금 막 햇살에 담근 것 같은 노란빛, 꽃잎이 흩날리는 것 같은 분홍빛, 파란 하늘과 바다가 일렁이는 것 같은 푸른빛이 모든 장면마다 아름답게 물들어 있습니다. 달콤한 꿈속을 지나가는 듯 감탄을 자아내는 그림은 독자를 아련한 향수에 젖어들게 합니다. 『엄마의 생일』이 전하는 이야기와 아름다운 그림은 책을 덮고 나서도 잊을 수 없는 시간을 선물할 것입니다.
천즈위엔 글·그림
대만의 어린이책 작가이자 일러스트레이터입니다. 한 폭 한 폭마다 성장 경험이 녹아든 진지한 그림을 그려 왔습니다. 그동안 지은 책은 전 세계 18개 언어로 번역되어 출간되었습니다. 『엄마의 생일』 『심부름』 『악어오리 구지구지』로 ‘신이아동문학상’을 받았고 『샤오위의 산책』으로 볼로냐 국제아동 도서전에서 ‘올해의 일러스트레이터’에 선정되었습니다. 『악어오리 구지구지』로 뉴욕타임스 어린이 그림책 베스트 톱에 선정되었으며 워싱턴포스트로부터 ‘그림책 중 최고의 보물’이라는 찬사를 받았습니다.
귀여운 두 딸이 있으며 아침 아홉 시에 일어나 자전거를 타고 작업실에 가서 오후 여섯 시까지 그림을 그립니다. 현재 가오슝에 살고 있습니다.
김지선 옮김
대학에서 철학과 미술을 공부한 후, 어린이책 편집자로 일했습니다. 미술사 개론서인 『한눈에 들어오는 서양미술사』와 철학 그림책 『별이 빛나는 밤에』를 번역했고, 중국에서 6년여 머문 경험을 바탕으로 어린이 논픽션 『여름이 엄마의 생생 중국 리포트』를 썼습니다. 창작 모임 ‘작은새’ 동인이고, 음악을 들으면서 읽고, 쓰고, 그리는 일을 할 때 가장 행복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