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즈라 잭 키츠 아너상 수상작
장애를 문제가 아닌 삶의 이야기로 아름답게 그려낸 그림책
귀가 잘 들리지 않는 꼬마 곰이 있습니다. 아빠는 아침마다 꼬마 곰을 깨우느라 힘듭니다. 꼬마 곰이 늦잠을 자는데 소리를 잘 듣지 못하니 아빠가 아침마다 꼬마 곰을 깨우러 방에 직접 가야 합니다. 스키 중계를 보며 아침을 먹는데 아빠가 꼬마에게 묻습니다.
“너 스키 탈 수 있니?”라고 묻는 것 같습니다.
그런데 학교 가는 길에 아빠는 꼬마 곰을 세워놓고 또 묻습니다.
“너 스키 탈 수 있니?”
학교에 가니까 이번엔 선생님이 또 묻습니다.
“너 스키 탈 수 있니?”
모두 왜 자꾸 꼬마 곰에게 스키 탈 수 있냐고 묻는 걸까요?
『너 스키 탈 수 있니?』는 누구나 겪을 수 있는 장애 문제를 진솔하고 재미있고 아름답게 그려낸 그림책입니다. 레이먼드 앤트로버스는 청각 장애를 지닌 주인공을 신파나 동정의 시선으로 바라보지 않습니다. 작가는 주인공 꼬마 곰을 귀가 잘 들리지 않는 나의 모습으로 그렸습니다. 『너 스키 탈 수 있니?』는 장애를 문제가 아닌 삶의 이야기로 재미있고 아름답게 그려낸 그림책입니다.
폴리오 문학상 수상 작가 레이먼드 앤트로버스의 자전적 이야기
레이먼드 앤트로버스는 테드 휴즈상과 폴리오 문학상을 수상한 시인입니다. 6살에 난청 진단을 받기 전까지 학습장애가 있다는 오해를 받았다고 합니다. 그리고 자신의 경험을 담은 첫 번째 그림책이 바로 『너 스키 탈 수 있니?』입니다. 그림을 그린 폴리 던바 역시 20대에 청력이 손실되기 시작했고, 보청기를 끼는 일에 대해 “볼 수 없다면 안경을 썼을 거예요.”라고 말합니다. 레이먼드 앤트로버스의 자전적 이야기와 폴리 던바의 자전적 그림 이야기가 만나 진심 어린 그림책 『너 스키 탈 수 있니?』가 완성된 것입니다.
모든 가정에 꼭 필요한 책
꼬마 곰은 귀가 잘 들리지 않습니다. 그래도 꼬마 곰은 아침 일찍 일어나 씻고 옷 입고 학교에 갑니다. 다만 조금 불편할 뿐입니다. 정도에 차이는 있지만 우리는 모두 조금씩 장애를 가지고 있습니다. 선천적인 장애를 갖고 태어나기도 하고 후천적으로 장애가 생기기도 합니다. 그렇다고 사는 게 달라지지는 않습니다. 서로 조금 불편할 뿐입니다. 『너 스키 탈 수 있니?』는 청각 장애가 있는 주인공을 통해 장애는 특별한 문제가 아니라 조금 불편하지만 함께 보듬어야 할 삶의 이야기라는 깨달음을 선사합니다.
누구에게나 장애가 있다!
누군가는 귀가 잘 들리지 않습니다. 누군가는 눈이 잘 보이지 않습니다. 누군가는 심장에 문제가 있기도 합니다. 장애는 특별한 일이 아닙니다. 누구에게나 있는 어려움입니다. 귀가 잘 들리지 않는 꼬마 곰은 누군가의 아들이고 누군가의 학생이고 누군가의 친구입니다. 그 사실을 누구보다 꼬마 곰은 잘 알고 있습니다. 따라서 꼬마 곰은 특별한 대우를 바라지도 않습니다. 주위에서 특별한 대우를 해 주지도 않습니다. 그저 서로 배려할 뿐입니다. 『너 스키 탈 수 있니?』는 장애인을 ‘장애를 가진 사람’으로 생각하기보다는 그냥 나처럼 대하라고 이야기합니다. 독자들은 책을 읽고 난 뒤, 장애를 바라보는 시야가 더 넓어졌음을 느낄 수 있을 것입니다.
레이먼드 앤트로버스 글
자신의 블로그에서 스스로 시인, 작가, 교육자 그리고 사라진 소리를 찾는 사람이라고 소개합니다. 6살 때 난청을 진단 받기까지, 학습 장애를 겪고 있다는 오해를 받았습니다. 2019년 영국 시인에게 주어지는 상인 테드 휴즈상을 수상했고, 폴리오 문학상을 수상한 최초의 시인이 되었습니다. 첫 번째 그림책인 『너 스키 탈 수 있니?』에 대해, “어린 시절로 돌아간 나 자신을 볼 수 있는 책이다. 이 책이 세상에 존재하는 순간을 너무나도 기다려 왔다.”라고 말했습니다.
폴리 던바 그림
영국에서 활동하는 작가이자 일러스트레이터로, 16살에 글을 쓰고 그림을 그리기 시작했습니다. 20대에 청력이 손실되기 시작했고, 보청기를 끼는 일에 대해 “볼 수 없다면 안경을 썼을 거예요.”라고 말합니다. 어린이들에게 사랑받는 여러 책을 만들었고, 특히 『안녕, 펭귄』은 수많은 상을 받았습니다. 2008년에는 더 타임스가 선정한 ‘최고의 신인 일러스트레이터’ 목록에 올랐으며, 2009년 북트러스트 최고의 일러스트레이터 10인으로 선정되었습니다.
김지혜 옮김
여전히 꿈꾸는 것이 많은 어른입니다. 서울의 한 초등학교에서 아이들을 가르치고, 아이들에게 배우며 살아가고 있습니다. 어려서부터 글밥이 가득한 책을 읽고, 글을 끄적이며 이어지는 생각들 속을 거닐기를 좋아했습니다. 그림을 못 그린다는 이상한 핑계로 그림책은 멀리했는데, 대학원에서 상담 심리를 공부하고 미술 치료를 접하며 닿은 곳이 그림책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