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 오는 날 - 장서리 내린 날, 강원도 사투리로 듣는 그림책

저자 : 엠마누엘레 베르토시 글, 그림 · 김은정, 이순원 번역

발행일 : 2011년 10월 5일

형태 : 40쪽, 279×280, 강원도 사투리 번역

ISBN : 97889963093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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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이 눈이 오잖소야!”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눈 오는 날 이야기
강원도 사투리와 함께 읽는 이탈리아 그림책!
엠마누엘레 베르토시의 작품을 소설가 이순원 선생님이 직접 강원도 사투리로 쓰고 읽어 주셨습니다!

<눈 오는 날 Neveade>은 이탈리아를 대표하는 현대작가 엠마누엘레 베르토시의 작품 가운데 최근작이면서 가장 자전적인 작품입니다. 이탈리아 북부 프리울리 지방에서 태어나고 자란 엠마누엘레 베르토시는 모든 작품을 프리울리 방언으로 썼습니다. 그림 역시 프리울리가 어떤 곳인지 짐작하게 만드는 걸 보면 프리울리 풍의 그림인 듯합니다. 엠마누엘레 베르토시는 한마디로 뼛속까지 프리울리 사람입니다.

도서출판 북극곰 편집부는 <눈 오는 날>의 출판계약을 맺은 뒤 엄청난 고민에 빠졌습니다. 이탈리아 북부 사투리와 표준어로 쓰여진 그림책을 우리말로 어떻게 옮길까 하는 것이었죠. 고향의 언어를 사랑하는 이탈리아 작가 엠마누엘레 베르토시의 진심을 어떻게든 우리말로 전달하고 싶었던 것입니다. 다행히 고민은 아주 자연스럽게 풀렸습니다.,

<눈 오는 날>의 배경인 이탈리아의 눈 내리는 산골마을 프리울리와 가장 어울리는 우리나라의 지방은 당연히 강원도 어느 산골마을이었습니다. 도서출판 북극곰은 강원도에서 태어나고 자란 소설가 이순원 선생님께 이메일로 도움을 청했고, 엠마누엘레 베르토시의 그림과 글을 모두 본 이순원 선생님은 흔쾌히 베르토시의 이야기를 강원도 사투리로 옮겨 써주셨습니다. 뿐만 아니라 이순원 선생님은 <눈 오는 날>의 강원도 사투리 오디오 북을 직접 연기하여 녹음하셨습니다. 도서출판 북극곰 홈페이지에 오시면 이순원 선생님이 강원도 사투리로 읽어주는 <눈 오는 날>을 들을 수 있습니다.

 <눈 오는 날>의 작가 엠마누엘레 베르토시는 한국에 처음 소개되는 이탈리아 작가입니다. 하지만 화려한 수상 이력을 보지 않더라도 엠마누엘레 베르토시의 그림은 첫 눈에 모든 사람의 마음을 사로잡습니다. 아름다운 자연에서 우러난 부드러운 색감과 선은 마치 오래된 동요처럼 보는 이의 마음 속으로 스며듭니다.

 엠마누엘레 베르토시는 자신을 소개하는 글에서 <눈 오는 날>은 어릴 적 들었던 크리스마스 이야기를 모티브로 자연이 사람을 살리는 이야기를 쓴 것이라고 했습니다. 실제로 <눈 오는 날>을 보면 말구유에서 탄생한 아기 예수의 이야기를 떠올리게 됩니다. 그리고 사랑의 메시지를 전하려는 작가 엠마누엘레 베르토시의 의도는 아름다운 성공을 이뤘습니다. 마구간의 동물들이 만삭의 아줌마와 남편을 살리는 이야기인 <눈 오는 날>은 유머와 상상력과 사랑으로 가득 찬 작품이기 때문입니다.   

 소설가 이순원 선생님은 추천하는 글에서 누구나 어느 지방의 사투리를 최초의 언어로 배우게 되며, 처음 배운 언어에는 오감과 자연이 어우러져 있다는 점이 그 다음에 배운 언어와의 차이점이라고 했습니다. 또한 그런 이유로 사투리를 쓴다는 것은 인간을 넘어 자연과 소통하는 일이라고 했습니다.

이순원 선생님의 사투리에 대한 견해는 독자들로 하여금 <눈 오는 날>이라는 작품을 기꺼이 강원도 사투리로 옮기게 된 이유를 잘 이해할 수 있게 합니다. 또한 프리울리 방언을 고집하는 작가 엠마누엘레 베르토시의 마음도 충분히 짐작하게 됩니다.

<눈 오는 날>은 표준말과 강원도 사투리 두 가지로 쓰여 있어서 다른 지역 독자들이 이해하는데 아무런 어려움이 없습니다. 오히려 표준말로 이해한 뒤 강원도 사투리를 읽으면 투박하고 푸근한 음감 때문에 때로는 웃음이 터지고 때로는 가슴이 찡해 옵니다. <눈 오는 날>은 이야기가 갖고 있는 상상하는 즐거움과 읽는 즐거움 그리고 듣는 즐거움까지 배가시키는, 아주 특별한 경험을 어린이와 부모 모두에게 선사할 것입니다.

 

엠마누엘레 베르토시

엠마누엘레 베르토시 글, 그림

이탈리아 북동쪽 끝에 있는 프리울리 주 트리비냐노 우디네제의 작은 시골 마을에서 5+22+8+6년 전에 태어났습니다. 우디네에 있는 G. Sello(G. 셀로) 국립아카데미를 졸업했습니다. 1998년 보르다노 내셔널 일러스트레이션 공모전 ‘나비 날개 위에’에서 『나비가 되고 싶어』로 프리울리 방언부문 수상했습니다. 그밖에 작품으로는 동화작가 레오나르도 자니에르와 함께 작업한 『직선』과 어릴 적 들었던 크리스마스 이야기를 모티브로 유년시절의 아름다운 풍경을 담은 『눈 오는 날』등이 있습니다. 『눈 오는 날』 역시 프리울리 방언으로 쓴 작품입니다. 현재는 한국의 동화작가 이루리와 함께 『호 – 북극곰 코다, 두 번째 이야기』을 만들고 있습니다.

 

김은정 표준어 옮김

한국외국어대학교 이탈리아어과를 졸업하고 비교문학 박사과정을 수료했습니다. 한국외국어대학교에서 10 여년 간 강의했고 번역문학가로 활동했습니다.
번역서로는 『너에겐 친구가 있잖아』,『아름다운 나날』,『생각이 말을 할 때』, 『엄마와 딸』, 『음악의 역사』, 『히포크라테스, 의술을 과학으로 만들다』 등이 있습니다.
지금은 미국 워싱턴 근교에서 살고 있으며 여전히 좋은 책을 번역하고 있습니다.

 

이순원 강원도 사투리 옮김

강원도 강릉에서 태어나 소설가가 된 다음 『수색 어머니 가슴 속으로 흐르는 무늬』로 동인문학상, 『은비령』으로 현대문학상, 『아비의 잠』으로 이효석문학상, 『그대 정동진으로 가면』으로 한무숙문학상, 『푸른모래의 시간』으로 남촌문학상을 수상했습니다.
동화에도 관심이 많아 『아들과 함께 걷는 길』 『나무』와 같은 어린이를 위한 동화와 같은 소설도 쓰고, 강원도사투리의 원형보존을 위해 애쓰고 있습니다.

옮긴이 | 이순원

 

지난 여름 저는 북극곰 출판사로부터 특별한 부탁을 이메일로 받았습니다. 북극곰에서 엠마누엘레 베르토시라는 이탈리아 작가의 그림책을 출간할 예정인데 그 책이 원래 이탈리아 북부 사투리와 표준어 두 가지로 쓰여진 책이니 저더러 강원도 사투리를 써달라는 것이었습니다.

저는 우선 북극곰이 보내온 엠마뉴엘레 베르토시의 그림 몇 장을 보았습니다. 베르토시의 색감은 마치 자연이 도화지 속으로 번진 듯 온기가 느껴졌습니다. 모든 캐릭터들은 베르토시만의 스타일로 생명의 숭고함과 풍부함을 잘 표현하고 있었습니다. 무엇보다 캐릭터와 배경이 하나로 어우러지는 독특한 구도가 인상적이었습니다.

이제 북극곰이 보내온 우리말 원고를 읽어보았습니다. 제목은 <눈 오는 날>이었고 이야기는 젖소 아줌마와 당나귀 아저씨의 대화로 시작되었습니다.

젖소와 당나귀가 사는 마구간에 눈과 추위를 피해 여러 동물들이 찾아옵니다. 젖소와 당나귀는 어느 동물도 가리지 않고 따뜻하게 맞아줍니다. 그리고 마침내 모든 마을 사람들로부터 거부당한 만삭의 아줌마와 아저씨가 마구간을 찾아옵니다. 동물들은 아무 말 없이 두 사람을 안으로 맞이하고 자신들의 온기로 녹여줍니다. 그날 밤 아줌마는 무사히 아기를 낳고 마구간 위로 별 하나가 떠오릅니다.

참으로 단순하면서도 아름다운 이야기였습니다. 자연과 동물이 사람을 살리는 이야기라서 더욱 특별하게 다가왔습니다. 사실은 자연이 늘 사람을 살리고 있다는 걸 새삼 깨닫게 하는 이야기였습니다.

저는 흔쾌히 북극곰 출판사의 제안을 받아들이고 베르토시의 이야기를 강원도 사투리로 옮기는 작업을 시작했습니다.

<눈 오는 날>을 강원도 사투리로 옮기면서 저는 가본 적도 없는 베르토시의 고향을 본 것만 같았습니다. 겨울이면 많은 눈이 내리는 대관령과 그 아래에 있는, 제 고향 위촌리도 떠올랐습니다. 그리고 베르토시가 왜 굳이 고향의 언어로 그림책을 만들었는지 알 수 있었습니다.

우리는 모두 어느 나라의 어느 지방에서 태어나 그곳의 말을 처음으로 배웁니다. 처음으로 배운 언어에는 오감과 자연이 모두 어우러져 있다는 점이 그 다음에 배운 언어들과의 엄청난 차이점일 것입니다.

외국어로 대화할 때와 모국어로 대화할 때 소통의 자유와 깊이가 얼마나 다른지 우리는 잘 알고 있습니다. 또한 사투리를 최초의 언어로 배운 사람들은 사투리로 대화하는 것과 표준어로 대화하는 것이 얼마나 다른 일인지를 잘 알고 있습니다. 사투리를 쓴다는 것은 인간을 넘어 자연과 소통하는 일입니다. 그래서 사투리는 특별히 아름답습니다.

이탈리아 북부 산골에서 자란 베르토시가 자기 고향 말로 작품을 쓰고 그렸습니다. 그리고 베르토시의 작품을 대한민국 강원도 산골에서 자란 제가 제 고향 말로 옮겼습니다. 베르토시가 이탈리아에서 받은 감탄과 찬사를 한국에서도 받게 되기를 바랍니다.

자연이 사람을 살리는 방법, 사랑

동화작가 | 이루리

 

산골 마을에 큰 눈이 내리면

산골 마을에 큰 눈이 옵니다. 마구간에 사는 젖소 아줌마와 당나귀 아저씨는 창밖을 내다보며 먹을 것과 쉴 곳을 가진 자신의 처지에 감사하며 다른 동물들을 걱정합니다. 이윽고 어린 동물들이 추위와 배고픔에 몸을 떨며 하나씩 마구간을 찾아옵니다. 굴뚝새, 여우, 그리고 딱따구리. 젖소 아줌마와 당나귀 아저씨는 아무도 거절하지 않고 따뜻하게 맞아 줍니다. 그런데 멀리 오솔길 끝에는 어떤 아줌마와 아저씨가 눈보라 속을 걷고 있습니다. 동물들은 모두 그 아줌마와 아저씨를 걱정하며 잠이 듭니다. 이제 아줌마와 아저씨는 어떻게 될까요?
지금 이 글을 쓰는 방의 창밖에는 숲이 보이고 눈이 내립니다. 저 숲 어딘가에 동물들을 위한 마구간이 있고 많은 눈이 내리면 어린 동물들이 하나 둘씩 추위와 배고픔을 피해 그 마구간을 찾아갈 것 같습니다. 물론 그 마구간의 주인이 이 책, 엠마누엘레 베르토시의 『눈 오는 날』에 나오는 젖소 아줌마와 당나귀 아저씨처럼 인정 많은 동물들이라면 말이지요.

 

인간 마을에 큰 눈이 내리면

사람들이 처한 상황도 동물들이 처한 상황과 별반 다르지 않은 것 같아서 마음이 아픕니다. 겨울이 오고 큰 눈이 내리면 동물들은 쉴 곳도 필요하고 먹을 것도 구하기가 어렵습니다. 그러나 그것은 사람들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아무리 세련된 문명으로 포장하고 미화를 하더라도 사람들 역시 쉴 곳과 먹을 것이 필요한 동물이라는 것을 새삼스럽게 생각합니다. 우리 사람들은 이 겨울을 어떻게 보내고 있는지 돌아보게 됩니다.
사람들 가운데도 따뜻한 집을 가진 사람과 그렇지 못한 사람이 있습니다. 사람들 가운데도 맛있는 음식을 많이 가진 사람과 그렇지 못한 사람이 있습니다. 사람들 가운데도 젖소 아줌마와 당나귀 아저씨처럼 인정 많은 사람과 그렇지 못한 사람이 있습니다. 너무나 안타깝게도, 『눈 오는 날』 이야기 속에서 눈보라 속에서 헤매던 아줌마와 아저씨는 마을 사람들 모두로부터 외면당합니다. 마을 사람들로부터 버림받은 아줌마와 아저씨는 하는 수 없이 동물들이 모여 있는 마구간을 찾아가게 됩니다.
동화와 현실, 동물과 사람을 비교하다가 다시 동화 속을 찾아 들어가 안타까워하는 제 모습을 보고 황당해하는 분이 있을지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제가 강조하고 싶고 무척이나 슬픈 일은 동화 속에 나온 인간의 현실을 도무지 부인할 수 없었다는 점입니다. 지구 전체의 심각한 빈부 격차와 수많은 난민 문제는 자본주의와 인류 문명이 고도로 발달한 현재에도 여전히 해결하지 못한 숙제로 남아 있기 때문입니다.

 

위대한 사랑

하마터면 비관과 절망 속에 허우적거릴 뻔한 저를 엠마누엘레 베르토시가 구해 주었습니다. 마구간의 동물들이 아저씨와 아줌마를 반겨 주었기 때문입니다. 자연 환경과 동물들을 이용하고 훼손하고 군림하기만 했던 인간을 동물들은 아무 말 없이 반겨 주고 입김으로 호호 불어서 따뜻하게 보듬어 줍니다. 동물들의 따사로운 보살핌 속에서 아주머니는 새 생명을 무사히 낳을 수 있었습니다. 그 순간 마구간 위로는 새로운 생명을 상징하는 별이 나타납니다.
마치 동물들이 사람들에게 사랑한다고 말하는 것 같습니다. 숲이 사랑한다고 말하는 것 같습니다. 별이 사랑한다고 말하는 것 같습니다. 이것이 바로 작가 엠마누엘레 베르토시가 『눈 오는 날』에 전하고 싶은 메시지입니다. 동물과 자연과 우주는 인간을 사랑합니다. 인간도 서로 사랑하세요. 인간도 동물과 자연과 우주를 사랑하세요!

 

화이트 크리스마스를 기다리며

베르토시는 어릴 적에 들은 크리스마스 이야기를 가지고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사랑 이야기를 만들었습니다. 그는 예수님의 이름을 빌리지 않고서도 예수님이 사람들의 가슴에 심어 주고 싶었던 아가페적인 사랑의 의미를 깊은 울림과 함께 작품 『눈 오는 날』에 담아냈습니다.
올해 크리스마스에는 꼭 눈이 내리면 좋겠습니다. 무엇보다 여러분 모두에게 사랑을 전하고 싶습니다. 동물들은, 자연은 그리고 우주는 여러분 모두를 사랑합니다. 부디 서로 사랑하고 모두 행복해지기를 바랍니다. 이탈리아 북부 산골 마을에서 아이들을 가르치며 프리울리 사투리로만 글을 쓰는 고집쟁이, 엠마누엘레 베르토시가 꿈꾸는 세상이 그의 아름다운 그림처럼 실현되기를 기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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