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소개
할머니는 옆 마을 영춘에서 왔다. 그래서 동네 사람들은 할머니를 영춘 할머니라고 부른다. 할머니와 나는 가끔 우리 동네 뒷산 꼭대기로 올라가 고향을 바라본다. 겨울이면 할머니는 뜨개질을 하는데, 나는 그때도 할머니 곁을 꼭 지킨다. 우리는 단짝 친구니까.
그런데 어느 날 할머니가 사라졌다. 개들이 시끄럽게 짖고 커다란 달이 뜬 밤, 사람들은 할머니를 뒷산에서 찾았다. 기분 탓일까? 그날 이후로 할머니가 조금 달라진 것 같다. 내 친구 할머니는 어디로 간 걸까? 예전의 할머니를 다시 만날 수 있을까? <영춘 할머니>는 할머니와 나의, 시간을 뛰어넘는 애틋하고 아름다운 우정을 담은 그림책이다.
털실 같은 사랑으로 이어진 할머니와 나, 시간을 뛰어넘는 애틋하고 아름다운 우정
할머니는 옆 마을 영춘에서 왔어요. 그래서 동네 사람들은 할머니를 영춘 할머니라고 부른답니다. 할머니와 나는 가끔 우리 동네 뒷산 꼭대기로 올라가 고향을 바라봐요. 겨울이면 할머니는 뜨개질을 하는데, 나는 그때도 할머니 곁을 꼭 지켜요. 우리는 단짝 친구니까요.
그런데 어느 날 할머니가 사라졌어요. 개들이 시끄럽게 짖고 커다란 달이 뜬 밤, 사람들은 할머니를 뒷산에서 찾았어요. 기분 탓일까요? 그날 이후로 할머니가 조금 달라진 것 같아요. 내 친구 할머니는 어디로 간 걸까요? 예전의 할머니를 다시 만날 수 있을까요? 《영춘 할머니》는 할머니와 나의, 시간을 뛰어넘는 애틋하고 아름다운 우정을 담은 그림책입니다.
할머니는 어디로 갔을까?
우리 동네 뒷산 꼭대기에 서면 저 멀리 영춘이 보입니다. 할머니와 나는 손을 잡고 산꼭대기까지 올라갑니다. 그리고 영춘을 하염없이 바라봅니다. 영춘은 할머니의 청춘이 있던 자리, 고향이지요.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 우리는 다시 집에 돌아옵니다. 할머니는 뜨개질을 하고, 나는 할머니 곁에서 시간을 보냅니다.
그런데 어느 날 할머니가 사라집니다. 신발도 신지 않고 집을 나간 것입니다. 사람들은 할머니를 뒷산에서 찾습니다. 집으로 돌아온 할머니는 소리를 지르고 화를 내고 엉엉 웁니다. 나는 그런 할머니가 낯설기만 합니다. 할머니는 어디에 가려고 했던 걸까요? 아니, 어디로 가고 있는 걸까요?
감각적이고 세련된 방식으로 표현한 내면세계
뜨개질을 하는 할머니 곁에서 털실을 매만질 때면, 손에는 꽃이 피어나는 것 같습니다. 할머니가 뒷산에서 발견되던 날, 할머니의 가방 속에 있던 붉은 뜨개실을 참새가 집까지 물어 나릅니다. 페이지를 넘기면 변해버린 할머니가 무릎을 꿇고 바닥을 내리치고 있습니다. 할머니의 내면은 독자에게 투명하게 비칩니다. 할머니의 세계에는 날개가 부러진 나비, 새장에 갇힌 새, 시든 꽃이 담긴 꽃병이 있습니다. 그리고 이 모든 걸 지켜보는 까마귀가 있지요. 한 사람의 내면세계와 감정, 분위기 등은 현실에 분명 존재하지만 눈에 보이지 않는 것들입니다. 조아름 작가는 이같이 다른 사람이 쉽게 알 수 없는, 한 사람이 가진 여러 가지 모습과 그의 내면, 가슴속에 품고 있는 사랑, 어떤 날의 공기, 흘러가는 시간 등을 감각적이고 세련된 방식의 은유로 표현했습니다. 독자들은 작가가 정성스레 쌓아 올린 이미지를 하나하나 천천히 느끼면서 자신도 모르게 이야기 속으로 흠뻑 빠져들 것입니다.
시간이 흘러도 변하지 않는 할머니의 사랑
살다 보면 누구나 이별을 마주합니다. 이별은 갑작스럽게 찾아오기도, 천천히 나타나기도 하지요. 《영춘 할머니》의 할머니는 괴로운 와중에도 자기만의 방식으로 이별을 준비합니다. 함께 있을 때도, 혼자 있을 때도 뜨개질을 하던 할머니. 할머니는 손주를 위해 무엇을 만들고 있던 걸까요? 《영춘 할머니》에는 시간이 흘러도 변하지 않는 사랑이 담겨 있습니다. 책 속에서 할머니를 만나고 함께 이별을 준비하다 보면, 독자들은 깨닫게 될 것입니다. 이별 후에도 사랑은 여전히 우리 마음속에 남아 있다는 것을요.
글/그림 조아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