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까까야, 돌려줘!
나른한 오후, 강아지와 까마귀가 나무 그늘 아래서 낮잠을 자고 있습니다. 그런데 어디선가 거미가 나타나 강아지의 도넛을 훔쳐 갑니다. 도둑질은 언제나 들키는 법이죠. 잠에서 깬 강아지는 잔뜩 화가 나서 외칩니다. “내 까까야, 돌려줘!” 하지만 거미는 들은 척도 하지 않고 맛있게 먹으려고 합니다. 이제 강아지는 어떻게 도넛을 되찾을까요? 과연 되찾을 수 있을까요?
그림책 『까까』의 진짜 주인공 까마귀
『까까』는 강아지가 거미에게 빼앗긴 도넛을 되찾기 위해 애쓰는 이야기를 코믹하게 그린 그림책입니다. 그럼 강아지와 거미가 주인공일까요? 천만의 말씀! 강아지와 거미 곁에서 시종일관 “까까~”라고 말하는 까마귀가 있습니다.
무슨 말을 하고 싶은 것 같은데, 얼핏 보면 무슨 말인지 알 수 없습니다. 하지만 까마귀의 표정과 행동을 보면 까마귀가 하고 싶은 말을 알 것도 같습니다. 과연 까까는 무슨 뜻일까요? 정녕 도넛을 두고 하는 말일까요? 아니면 까마귀의 이름일까요? 도대체 왜 까마귀는 “까까”라는 말만 반복하는 걸까요?
행복이 아니라 욕망을 쫓는 우리들에게
김성은 작가는 이번에도 정말 다양한 해석이 가능한 현대적인 우화의 세계를 펼쳐 보여줍니다. 도넛 하나를 독차지하려고 싸움을 벌이다가 도넛도 잃고 친구도 잃는 강아지와 거미의 우화는 자본주의 세계에서 살아가는 보통 사람들의 슬픈 자화상이기도 합니다. 우리는 혼자만 잘 살기 위해 이곳에 오지 않았습니다. 우리는 사랑하는 사람들과 행복하게 살기 위해 이곳에 왔습니다. 그림책 『까까』는 행복이 아니라 욕망을 쫓는 우리들에게 주는 지혜의 선물입니다.
장난꾸러기 김성은 작가의 두 번째 그림책
김성은 작가는 인천콘텐츠코리아랩 그림책 작가 양성 과정을 통해 『너희 집은 어디니?』라는 그림책으로 데뷔했습니다. 이루리 작가로부터 ‘미래가 더 기대되는 작가’라는 찬사를 받기도 했습니다.
『너희 집은 어디니?』에서 선보인 작가 특유의 재치와 유머가 두 번째 그림책인 『까까』에도 고스란히 담겨 있습니다. 『너희 집은 어디니?』에서 편견을 깨는 새로운 악어 캐릭터를 탄생시켜 코믹하고 따뜻한 이야기를 선보였다면, 『까까』에서는 도넛을 뺏고 뺏기는 아슬아슬하고 안타까운 상황을 코믹하게 그려냈습니다. 특히 캐릭터들의 표정과 몸짓에서 생생한 감정과 긴장감이 느껴져 한 편의 짧은 애니메이션을 보는 듯한 매력적인 그림책입니다.
김성은 글, 그림
대학에서 그래픽 디자인을 공부했습니다. 인천콘텐츠코리아랩 그림책 작가 양성 과정에서 최우수 졸업을 했고, 쓰고 그린 책 『너희 집은 어디니?』로 문화 창작 부문 인천시장상을 수상했습니다. 현재 어린이 책과 디자인 분야에서 다양하게 활동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