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없는 그림책의 묘미
혹한의 남극에 황제펭귄들이 평화롭게 모여 있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이상한 소리가 들립니다. “쩌적!”. 처음에는 대수롭지 않게 여겼지요. 얼마 후 “쩌저적!” 하고 더 큰 소리가 나더니 펭귄 무리가 둘로 나뉩니다. 그리고 이내 꼬마 펭귄이 혼자 서 있는 빙하만 똑 하는 소리와 함께 떨어집니다. 물고기를 입에 문 채 말이죠!
꼬마 펭귄의 모험을 다룬 『쩌저적』에는 단 세 단어만 등장합니다. 바로 “쩌적” “쩌저적” “똑”입니다. 이 글자를 끝으로 이 그림책에는 한 글자도 나오지 않습니다. 그리고 꼬마 펭귄의 진짜 이야기가 시작되지요. 글자가 없어도, 드넓은 바다 한가운데 혼자가 된 꼬마 펭귄의 마음과 생각이 고스란히 전해집니다. 얼음 조각에 의지해 세계 곳곳을 여행하는 꼬마 펭귄을 보는 것만으로 함께 멋진 세계 여행을 하는 경험할 수 있습니다. 『쩌저적』을 보는 동안 누구나 자기만의 이야기를 만들어 낼 수 있습니다. 『쩌저적』은 아름답고 웃기고 흥미진진하고 매력적인 그림책입니다.
세상은 아름다움으로 가득 차 있어요
가족과 친구들과 떨어져 혼자가 된 꼬마 펭귄은 빙하를 타고 세계 곳곳을 여행합니다. 물론 꼬마 펭귄의 의지대로 가는 것은 아닙니다. 바다가 안내해 주는 대로, 물 흐르는 대로 가는 것이죠. 꼬마 펭귄이 처음으로 만나는 것은 신비롭고 아름다운 오로라입니다. 그리고 거대한 석회 동굴도 만나고, 브라질의 높은 산 위에 있는 예수상, 그리스 산토리니의 동화 같은 마을도 만납니다. 멋진 풍광 앞에서 꼬마 펭귄의 외로움과 두려움은 사라집니다. 대신 놀라움과 호기심 가득한 눈으로 세상을 바라보지요.
어린이든 어른이든 가족과 친구로부터 떨어져 낯선 곳으로 혼자 떠나는 일은 외롭고 두렵습니다. 하지만 『쩌저적』을 보고 나면 달라질 겁니다. 어쩌면 지금 당장 배낭을 둘러 메고 어디론가 떠나고 싶을지 모릅니다. 모험과 여행을 두려워하는 모든 이에게 용기와 희망을 주는 책! 바로 『쩌저적』입니다.
생명과 환경의 소중함을 일깨우는 그림책
황제펭귄이 살고 있는 남극은 눈과 얼음의 나라입니다. 세상에서 가장 추운 나라이자, 원시의 아름다움이 존재하는 땅이지요. 하지만 이런 남극에 위기가 찾아오고 있습니다. 바로 지구 온난화 때문입니다.
『쩌저적』에 등장하는 세 단어인 “쩌적” “쩌저적” “똑”은 안타깝게도 남극의 얼음이 녹는 소리입니다. 세상 모든 존재의 삶은 연결되어 있습니다. 지금 이 순간에도 인간이 하는 모든 행동이 저 멀리 남극에 살고 있는 생명체들의 삶에도 영향을 미칩니다. 『쩌저적』은 꼬마 펭귄의 모험 이야기를 통해 생명과 환경에 대한 소중함을 일깨우는 그림책입니다.
한 편의 단편 영화를 보는 듯한 그림책
『쩌저적』은 네이버 그라폴리오와 와우책예술센터가 공동 주최한 2017 창작그림책 챌린지의 당선작입니다. 심사를 맡았던 이루리 작가는 『쩌저적』에 대해 ‘거대하고 유머러스한 상상력으로 독자들에게 용기와 행복을 주는 작품!’이라고 평했습니다. 이서우 작가는 애니메이터로서의 활동 경험을 살려 한 편의 단편 영화를 보는 듯한 그림책을 완성했습니다. 그림책 작가로서 처음으로 선보이는 이서우 작가의 『쩌저적』은 그 어떤 영화보다 흥미진진하고 유쾌하게 독자들의 마음을 사로잡을 것입니다.
이서우 글, 그림
어린이집을 운영하는 부모님 덕분에 여러 그림책을 접하며 유년기를 보냈습니다. 현재 그림책 작가이자 애니메이터로 활동 중입니다. 세상의 유쾌한 이야기들을 그려 나가고자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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