빨강 머리 토리

저자 :  채정택 글, 윤영철 그림

발행일 : 2015년 1월 21일

형태 : 40쪽, 214×214

ISBN : 9788997728657 (Hardcover) | 9788997728664 (Softcov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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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날 갑자기 머리카락이 마구마구 자란다면?

혹시 이런 상상을 해봤나요? 어느 날 갑자기 머리카락이 마구마구 자란다면? 빨강 머리 소녀 토리한테 정말로 이런 일이 생겼어요. 어느 날 토리는 머리카락이 마구마구 자라는 꿈을 꾸었어요. 그런데 아침에 일어나 보니 그게 꿈이 아니라 사실인 거예요. 게다가 커다랗게 자란 머리는 제멋대로 모양을 바꾸기까지 해요. 이제 토리 앞에는 어떤 일이 펼쳐질까요?

엉뚱한 상상과 유쾌한 결말

머리카락이 마구마구 자란다는 상상은 엉뚱하면서도 재미있습니다. 머리카락이 너무너무 많이 자라서 버스 위로 머리를 내놓고 등교하는 모습은 정말이지 배꼽을 잡고 뒹굴만한 유머입니다. 더구나 거기서 한 발짝 더 나아가 마구 자란 머리가 에펠타워, 발레리나 등 제멋대로 모양을 바꾼다는 상상은 기발하기까지 합니다. 무엇보다 유쾌하고 훈훈한 결말은 독자들의 얼굴에 미소를 선사합니다.

왜 토리의 머리카락은 제멋대로 자랐을까?

웃으며 책장을 덮었던 독자들은 얼마 뒤에 다시 책장을 펼치게 됩니다. 어느 순간 ‘왜 하필 토리의 머리카락이 제멋대로 자랐을까?’라는 의문을 품게 되기 때문입니다. 또 어떤 독자는 ‘왜 토리의 머리카락은 빨간색이지?’라는 생각을 할지도 모릅니다. 생각이 꼬리에 꼬리를 뭅니다. 머리카락이 마구 자라서 벌어지는 유쾌한 소동 이야기 『빨강 머리 토리』는 독자들에게 많은 생각을 선사합니다.

아빠의 마음으로 어린이를 위로하는 그림책

『빨강 머리 토리』는 두 아빠의 만남으로 탄생했습니다. 글을 쓴 채정택 작가님과 그림을 그린 윤영철 작가님은 모두 두 아이의 아빠입니다. 토리는 독특한 머리 때문에 친구들에게 놀림을 받고, 창피함 때문에 아프기까지 합니다. 『빨강 머리 토리』에는 토리와 같은 아이들이 콤플렉스를 극복하고 행복해지기를 바라는 아빠들의 마음이 정성스레 담겨있습니다.

토리가 그림책 속으로 들어오다

『빨강 머리 토리』는 전자책으로 만들어져 먼저 독자들을 만났습니다. 더불어 토리 캐릭터로 다양한 상품도 만들어졌습니다. 토리 캐릭터는 컵, 핸드폰 케이스, 물병 등으로 만들어졌지만, 정작 토리와 같은 또래의 어린이들을 만나지 못했습니다. 그래서 채정택, 윤영철 작가님은 토리 이야기를 그림책으로 출간할 수 있는 출판사를 찾아 나섰습니다.

마침내 2014년 프랑크푸르트에서 토리는 북극곰을 만났고, 토리의 이야기는 북극곰의 마음을 움직였습니다. 이제 그림책으로 만들어진 『빨강 머리 토리』는 많은 어린이들에게 위로와 행복을 선사할 것입니다.

빨강 머리 토리는 고급스러운 하드커버(양장제본) 도서와 저렴하고 가볍고 편리한 소프트커버(무선제본) 도서 두 가지로 출간되었습니다. 소중한 분에게 선물을 하거나 오랫동안 소장하고자 하는 분들에게는 하드커버 도서를, 가볍게 휴대가 가능하여 언제 어디서나 쉽게 그림책을 즐기려는 분에게는 소프트커버 도서를 권합니다.

채정택

8살 다인이와 13살 서연이의 아빠입니다. 건국대학교 회화학과에서 미술을 공부했습니다. 애니메이션과 교육용 콘텐츠를 만드는 회사 <분홍돌고래>의 대표이자 작가입니다. 여러 해 동안 어린이를 위해 다양한 이야기를 만들었습니다. 현재 한국영상대학교에서 외래교수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윤영철 그림

9살 서준이와 11살 서영이의 아빠입니다. 단국대학교 서양화과에서 미술을 공부했습니다. 캐릭터 디자인 회사인 <토리디자인>의 대표이자 작가입니다. 재미있고 독창적인 그림 스타일을 인정받아 파리바게트, 베스킨라빈스 등 많은 회사의 캐릭터를 개발했습니다. 특히 『빨강 머리 토리』의 캐릭터 토리양은 이미 여러 나라로 수출되어 널리 사랑 받고 있습니다.

2014 프랑크푸르트 도서전이 이어준 인연

참 신기한 일입니다. 북극곰은 한국 작가를 언제나 해외도서전에서 만납니다. 2014년 가을 프랑크푸르트 도서전 역시 예외가 아니었습니다.

이번 프랑크푸르트 도서전 한국관의 인테리어는 좀 특이했습니다. 특히 북극곰과 분홍돌고래의 2미터짜리 부스는 동전의 양면처럼 등진 채 다른 부스와는 사선으로 세워져 있었습니다. 어쨌든 북극곰과 분홍돌고래는 서로 등을 지고 있으니 서로를 돌아볼 틈이 없었습니다. 어쩌면 서로의 존재를 영영 알기 어려운 구조였는지 모릅니다.

천만 다행으로 분홍돌고래 채정택 대표가 먼저 북극곰을 찾아와 북극곰의 책들을 보고 인사를 건넸습니다. 북극곰도 분홍돌고래를 찾아가 책을 보았습니다. 제가 책들이라는 복수 표현이 아닌 책이라는 단수 표현을 쓴 까닭은 분홍돌고래가 전시하고 있던 그림책이 단 한 권뿐이었기 때문입니다. 바로 『빨강 머리 토리』였습니다. 그 책은 아직 그림책으로 출간되지 않은 가제본 상태였습니다.

더구나 그림책 독자들에게 ‘분홍돌고래’가 낯선 이유는 분홍돌고래가 그림책을 출간한 적이 없기 때문입니다. 분홍돌고래는 만화책과 캐릭터와 전자책을 만드는 회사입니다.

분홍돌고래의 채정택 대표와 토리디자인의 윤영철 대표는 단짝 친구입니다. 두 사람은 채정택 대표가 이야기를 쓰고 윤영철 대표가 그림을 그려서 함께 『빨강 머리 토리』를 만들었습니다. 내친김에 두 사람은 퍼블스튜디오의 이혜원 대표와 손잡고 먼저 앱북을 만들었습니다. 그 사이 토리 캐릭터는 이미 유명해져서 해외에서는 다양한 캐릭터 상품이 만들어졌습니다. 곧이어 토리 캐릭터 카페를 만들었고, 이제 토리 그림책의 해외 파트너를 찾아 프랑크푸르트에 온 것입니다.

 

아빠의 마음으로 만든 그림책

저는 『빨강 머리 토리』를 아주 천천히 살펴보았습니다. 빨강 머리 토리는 어느 날 아침 자신의 머리카락이 어마어마하게 자란 것을 알게 됩니다. 하는 수 없이 토리는 커다랗게 자란 머리를 이고 학교에 갑니다. 학교에 가니 친구들과 선생님이 토리의 머리만 쳐다봅니다. 게다가 토리의 머리는 수업시간마다 제멋대로 모양을 바꿉니다. 토리는 부끄럽고 창피합니다. 마음이 아픕니다.

우선 채정택 윤영철 콤비의 『빨강 머리 토리』는 어린이를 독자로서 존중하는 작품입니다. 그야말로 머리가 산(山)만해진 토리의 일상을 만화적인 상상력으로 재미있고 유머러스하게 표현했습니다. 어린이들에게 즐거움을 주려는 두 작가의 진심을 읽을 수 있었습니다. 어린이를 계도의 대상이 아니라 그림책의 독자로서 존중한 것입니다.

또한 빨강 머리라는 콤플렉스를 가진 어린이 토리를 주인공으로 삼은 것도 마음에 들었습니다. 상처받은 동심을 위로하고 싶은 따뜻한 마음이 그대로 드러나는 대목이었습니다. 채 대표와 윤 대표 모두 아빠의 마음으로 작품을 만든 것입니다.

무엇보다 빨강 머리 토리에게 설상가상으로 찾아온 또 하나의 불행인 ‘제멋대로 헤어스타일’이 제 마음을 울컥하게 하였습니다. 걱정이 걱정할 일을 발명하고야 마는 인생의 법칙을 예술적으로 목격하는 순간이었기 때문입니다.

 

북극곰의 마음을 움직이다

아마도 채정택 윤영철 콤비는 제가 『빨강 머리 토리』를 선택한 결정적 이유는 알지 못할 것입니다. 『빨강 머리 토리』는 얼핏 보면 어느 날 갑자기 머리가 마구 자라서 벌어지는 소동극에 지나지 않습니다. 하지만 제 마음을 움직이는 무언가가 있었습니다. 제 마음을 움직인 것은 결말에 드러나는 화해의 감동이 아닙니다. 처음 볼 때는 저도 무엇 때문인지 몰랐습니다.

한국에 돌아와 다시 『빨강 머리 토리』를 보면서 그제야 무엇이 제 마음을 움직였는지 알게 되었습니다. 토리가 제게 말했습니다. ‘괜찮아. 빨강 머리여도 괜찮아. 머리가 제멋대로 자라고 움직여도 괜찮아. 그건 나쁜 게 아니야. 나는 나라서 아름다운 거야. 괜찮아. 모두 다 괜찮아.’

그림책 『빨강 머리 토리』는 아무것도 가르쳐주지 않습니다. 아무것도 가르치려고 하지 않습니다. 그런데 보고 나면 위로가 되고 힘이 납니다. 이제는 저도 괜찮습니다. 뚱뚱해도 괜찮습니다. 키가 작아도 괜찮습니다. 저는 뚱뚱하고 키가 작아서 아름답습니다. 괜찮습니다. 여러분 모두 다 괜찮습니다.

우리는 모두 정말 다르지만 그래서 참 아름답다고 이야기하는 그림책, 그러니까 아파하지 않아도 괜찮다는 그림책, 속 깊은 긍정과 담담한 위로를 담은 그림책, 바로 『빨강 머리 토리』입니다.

– 『아빠와 함께 그림책 여행』저자 이루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