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민 작가가 돌아왔다!
김정민 작가는 『곰곰아, 괜찮아?』로 2015년 와우책예술센터가 주관한 ‘상상만발 일러스트展’에 당선되면서 화려하게 데뷔했습니다. 어린이들에게 책 읽기의 즐거움을 알려주는 『곰곰아, 괜찮아?』는 출간된 이후, 많은 독자들에게 사랑을 받고 해외에도 저작권이 수출되었습니다.
그로부터 3년이라는 세월이 지났습니다. 신인 작가들은 두 번째 작품에 대한 부담이 많습니다. 그래서인지 첫 작품이 마지막 작품인 경우도 많다고 합니다. 하지만 김정민 작가는 아주 묵묵히 자신의 두 번째 그림책을 다듬고 또 다듬었습니다. 그리고 마침내 신작을 들고 돌아왔습니다. 이번에는 글 없는 그림책 『행복한 가방』입니다.
무거운 가방
『행복한 가방』은 한 소년이 학교에서 시험을 보고 있는 장면으로 시작합니다. 책상 아래엔 어김없이 가방이 놓여 있습니다. 곧 수업이 끝나고 소년은 친구들과 헤어집니다. 집으로 가는 발걸음이 무겁습니다. 소년을 더욱 힘들게 하는 건 가방입니다. 오늘따라 가방이 너무너무 무겁습니다. 너무 무거워서 도저히 들 수가 없습니다. 그런데 어디선가 풍선이 날아옵니다. 소년은 풍선을 가방에 묶어 봅니다. 풍선이 가방을 들고 공중으로 날아오릅니다. 이제 소년은 가방에서 풀려납니다. 마침내 해방입니다.
가방과 현실
물론 풍선은 터지고 가방은 소년에게 다시 돌아옵니다. 언제나 세상을 바꾸는 건 만만한 일이 아닙니다. 하지만 결코 불가능한 일도 아닙니다. 소년의 가방에는 작은 축구공 액세서리가 달려 있습니다. 가방이 현실이라면 축구공은 행복입니다. 가방은 크고 무거운 현실입니다. 우리는 지금 행복해지기 위한 공부를 하는 게 아니라 불행해지기 위한 공부를 하고 있습니다.
소년은 본능적으로 무거운 가방을 버리려고 합니다. 너무나 불행하기 때문입니다. 간절하게 행복해지고 싶기 때문입니다. 소년이 가방을 버리려고 하는 다양한 시도를 보고 어린이들은 깔깔대며 웃을 겁니다. 하지만 어른들의 마음은 무겁습니다. 어린이들에게 무거운 가방을 짊어지게 한 장본인들이기 때문입니다. 바뀌지 않는 대한민국의 교육 현실 속에서 과연 주인공 소년은 행복해질 수 있을까요?
김정민 글, 그림
그림책이 참 좋아요. 글은 적은데 그림은 많고, 금방 “다 읽었다!”라고 할 수 있으니까요. 생각날 때마다 꺼내서 후다닥 읽을 수도 있고요. 또 어떤 그림책은 글이 하나도 없어요. 얼마나 좋아요! 그런데 말이에요, 그림책을 만드는 건 시간이 엄청 걸려요. 금방 “다 했다!”라고 할 수 없더라고요. 그래도 그림책을 만드는 일은 그림책을 보는 것만큼 좋아요. 위로해 주고, 웃게 해 주고, 때로는 고민하게도 하는 이야기를 나누고 싶어 그림책 작가가 되었어요. 지금까지 만든 그림책으로 『곰곰아, 괜찮아?』가 있어요.